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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IT/BOOK

[독서 추천] 쇼코의 미소 - 최은영

by 구유미 2020. 12. 12.

[독서 추천] 쇼코의 미소 - 최은영

(2020.11.25 독서)

 

 

 

 

책 소개

 

2013년 겨울, 「작가세계」 신인상에 중편소설 '쇼코의 미소'가 당선되어 등단,

그 작품으로 다음해 젊은작가상을 수상하면서 많은 사람들에게 특별한 인상으로 다가갔던 최은영 작가의 첫 소설집.

 

표제작 '쇼코의 미소'는 서로 다른 국적과 언어를 가진 두 인물이 만나 성장의 문턱을 통과해가는 과정을 그려낸 작품이다.

'쇼코의 미소'는 저마다의 날카로운 감식안을 지닌 소설가와 평론가들로부터 공통의 감상을 이끌어냈다.

등단작에 대해 흔히 우리가 걸게 되는 기대 - 기존 작품과 구별되는 낯섦과 전위에 대한 요구 - 로부터 물러나,

별다른 기교 없이 담백하게 이야기를 풀어나가고,

그 정통적인 방식을 통해 읽는 이의 마음을 움직였다는 것에 '쇼코의 미소'가 지닌 특별함이 담겨 있다.

최은영은 등단 초기부터,

"선천적으로 눈이나 위가 약한 사람이 있듯이 마음이 특별히 약해서 쉽게 부서지는 사람도 있는 법"이라고,

전혀 짐작할 수 없는 타인의 고통 앞에 겸손히 귀를 열고 싶다고 밝혀왔다.

 

최은영의 시선이 가닿는 곳 어디에나 사람이 자리해 있는 것은 바로 이 때문일 터.

총 7편의 작품이 수록된 최은영의 첫 소설집 <쇼코의 미소>는 사람의 마음이 흘러갈 수 있는 정밀한 물매를 만들어냄으로써,

우리들을 바로 그 '사람의 자리'로 이끈다.

 

연약한 사람들의 상처와 치유, 결국 감동으로 마무리되는

 

쇼코의 미소입니다.

 

밀리의 서재 참고 및 발췌

 

 


오늘은 인용문 양이 많습니다.

인용문

(주관적 기준)

 

 

어떤 연애는 우정같고, 어떤 우정은 연애같다.
쇼코를 생각하면 그애가 나를 더이상 좋아하지 않을까봐 두려웠었다.
...

쇼코는 아무것도 아니었다.

그러면서도 나는 쇼코에게 내가 어떤 의미이기를 바랐다.
쇼코가 내게 편지를 하지 않을 무렵부터 느꼈던 이상한 공허감.

쇼코에게 잊히지 않기를 바라는 정신적인 허영심.

『쇼코의 미소』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시간이 지나고 나서야 나는 투이의 유치한 말과 행동이
속깊은 애들이 쓰는 속임수였다는 사실을 깨닫게 됐다.


그런 아이들은 다른 애들보다도 훨씬 더 전에 어른이 되어
가장 무지하고 순진해 보이는 아이의 모습을 연기한다.

다른 사람들의 자신을 통해 마음의 고통을 내려놓을 수 있도록,
각자의 무게를 잠시 잊고 웃을 수 있도록
가볍고 어리석은 사람을 자처하는 것이다.

『신짜오, 신짜오』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시간이 지나고  하나의 관계가 끝날때마다
나는 누가 떠나는 쪽이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생각했다.
어떤 경우 나는 떠났고, 어떤 경우 남겨졌지만

정말 소중한 관계가 부서졌을 때는
누가 떠나고 누가 남겨지는 쪽인지 알 수 없었다.

『신짜오, 신짜오』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우리는 예의바르게 서로의 눈을 가렸다,
결국 마지막에 와서야 내가 먼저 그의 눈에서 내 손을 똈고, 우리는 깨끗하게 갈라섰다.
사랑하는 사람들의 마지막은 그렇게 깨끗할 수 없었기에
그 이별은 우리 사이에 어떤 사랑도 남아 있지 않다는 것을 증명했다.

우리는 그저 한 점에서 다른 한 점으로 이동했을 뿐이었다.


『한지와 영주』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침묵은 나의 헐벗은 마음을 정직하게 보게 했다.
사랑받고 싶은 마음, 누군가와 깊이 결합하여 분리되고 싶지 않은 마음, 
잊고 싶은 마음, 잊고 싶지 않은 마음, 
잊히고 싶은 마음, 잊히고 싶지 않은 마음, 
온전히 이해받으면서도 해부되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고 싶지 않은 마음, 상처받아도 사랑하고 싶은 마음, 

무엇보다도 한지를 보고 싶다는 마음을.

『한지와 영주』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그때 나를 다시 생각한다면, 이미 나는 얼굴도 목소리도 사라진 사람이 되어 있을 거야.
나는 너의 인생에 아주 작은 흔적만을 남긴, 

어쩌면 아무런 흔적을 남기지 못한,
너와 무관하게 살아가는 타인이 될거야.

『한지와 영주』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세상 사람들은 부모가 하늘같다고 했지만
여자는 자식이 준 사랑이야말로 하늘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어린 미카엘라가 자신에게 준 마음은
세상 어디에 가도 없는 순정하고 따뜻한 사랑이었다.

『미카엘라』 - 최은영
쇼코의 미소 中

 

느낀점

쇼코의 미소를 보려고 했을 때 일본 작가의 작품으로보고 미루다가

뒤늦게 한국 작가의 글인 것을 보고  책을 읽게 됐다.

 

처음 나오는 쇼코의 미소라는 단편은 전체를 읽고나서도 가장 먼저 떠오를 정도로

강렬한 작품이었다.

 

자신 나름의 이상을 쫓고, 그러느라 같잖은 자존심에, 열등감에 파묻히고

쇼코의 문제와 함께 주인공의 쇼코에 대한 깨달음은 나의 머리까지 관통했다.

 

평범하게 방황하고, 고민하고, 우울해서

 

정이 가고 나중에 늙어서도 읽고 싶었던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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