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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서 추천] H마트에서 울다(Crying in H Mart) - 미셸 자우너 📘 Crying in H Mart 독후감 – 음식과 사랑, 그리고 엄마를 이해해가는 이야기 – 『Crying in H Mart』를 읽고 나서, 한동안 멍하니 앉아있었다. 책을 읽는 내내 마음 한쪽이 묵직했고, 때론 눈물이 핑 돌기도 했다. 이건 단순히 슬픈 이야기가 아니라, 사랑을 이해해가는 과정에 대한 이야기였다. 사실 나도 대학교 1학년 때 엄마가 난소암 진단을 받았던 적이 있어서 그런지, 미셸 자우너의 이야기가 남 일처럼 느껴지지 않았다. 그녀가 엄마를 그리워하면서 한국 음식으로 연결고리를 찾아가는 모습과 그녀가 H마트에서 울었다는 장면이 정말 마음에 와닿았다. 책에서 가장 놀랐던 건 음식 묘사였다. 김치, 갈비찜, 미역국 같은 요리 하나하나를 묘사하는데, 그게 단순히 ‘맛있다’는 표현이 아니라 .. 2025. 4. 20.
Today's journal 20042025 보호되어 있는 글 입니다. 2025. 4. 20.
[시 추천]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혀졌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것을 본 양 , 허수경 찬 물새, 오랫동안 잊혀졌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지는 것을 본 양 저녁에 물새 하나가 마당으로 떨어졌네 툭, 떨어진 물새 찬 물새 훅, 세밀려오는 바람내 많은 바람의 맛을 알고 있는 새의 깃털 사막을 건거보단 달 같은 바람의 맛 올 수 없었던 나날을 숨죽여 보냈던 파꽃의 맛 오랫동안 잊혀졌던 순간이 하늘에서 툭 떨어진 것을 본 양 나의 눈썹은 파르르 떨렸네 늦은 저녁이었어 꽃다발을 보내기에도 누군가 죽었다는 편지를 받기에도 너무 늦은 저녁 참 물새가 뚝 하늘에서 떨어지던 그 시간 나는 술 취한 거북처럼 꿈벅거리며 바람내 많이 나는 새를 집어들며 중얼거리네 당신, 나는 너무나 젊은 애인였어 나는 너무나 쓴 어린 열매였어 찬 물새에게 찬 추억에게 찬 발에게 그 앞에 서서 조용히 깊은 저녁의 눈으로 떨어지.. 2021. 6. 16.
[시 추천] 눈사람 자살사건 , 최승호 눈사람 자살사건 그날 눈사람은 텅 빈 욕조에 누워있었다. 뜨거운 물을 틀기 전에 그는 더 살아야 하는지 말아야 하는지 꼼꼼히 생각해 보았다. 더 살아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자살의 이유가 될 수는 없었으며, 죽어야 할 이유가 없다는 것이 사는 이유 또한 될 수 없었다. 죽어야 할 이유도 없었고 더 살아야 할 이유도 없었다. 아무런 이유없이 텅 빈 욕조에 혼자 누워있을 때 뜨거운 물과 찬 물 중에서 어떤 물을 틀어야 하는 것일까. 눈사람은 그 결과는 같은 것이라고 생각했다. 뜨거운 물에는 빨리 녹고 찬물에는 좀 천천히 녹겠지만 녹아 사라진다는 점에서는 다를 게 없었다. 나는 따뜻한 물에 녹고 싶다. 오랫동안 너무 춥게만 살지 않았는가. 눈사람은 온수를 틀고 자신의 몸이 점점 녹아 물이 되는 것을 지켜보다.. 2021. 1. 19.
[독서 추천] 달러구트 꿈백화점 - 이미예 [독서 추천] 달러구트 꿈백화점 - 이미예 (2020.11.19 독서) 줄거리 ​ 만들어진 꿈을 살 수 있는 상점이 있다면? 꾸고 싶은 꿈은 살 수 있다면 사람들은 어떤 꿈을 고를까? 《달러구트 꿈 백화점》은 ‘무의식에서만 존재하는 꿈을 정말 사고 팔 수 있을까?’라는 기발한 질문에 답을 찾아가는 판타지 소설이다. 꿈을 통해 그리움과 상처를 치유하는 이야기를 꿈을 만드는 사람, 파는 사람, 사는 사람 각각의 관점에서 풀어냈다. 여기는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달러구트 꿈 백화점’입니다. 잠들어야만 입장할 수 있는 독특한 마을. 그곳에 들어온 잠든 손님들에게 가장 인기 있는 곳은, 온갖 꿈을 한데 모아 판매하는 ‘달러구트의 꿈 백화점’이다. 긴 잠을 자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짧은 낮잠을 자는 사람들과 .. 2021. 1. 7.
[사랑시] 농담 , 유은고 농담 앵무샙니다 생선 한 토막으로 나를 미워할 수 있습니다 지금은 사랑해요 말할 수 있지만 알아볼 수는 없겠습니다 오늘은 거위 한 마리와 개암나무의 이름을 짓겠습니다 당신도 다음도 성적 취향입니다. 최대한 인간적 자세와 행위를 가르칩니다 옥수수알을 던지며당신이 당신에게 가르치는 것은 의사소통 능력이 아니라 정자가 난자에게 도달하는 지구력이 되겠습니다 당신의 지구가 아름다워졌다고 믿지는 않습니다 다만 지구에서 떳떳하게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하겠습니다 그렇습니다 생선 한 토막이나 정자 3억 개로는 호소력이 희박한 시대에 사는 인간만큼 신뢰할 동물을 만나지 못했습니다 인간은 무서운 무기인데 이론은 아름답군요 아름다운 세계는 없겠습니다 옥수수 알이 물맛이 개암나무의 기적이 있겠습니다 하나의 기적을 이루려면 사랑할.. 2021. 1. 7.